유증은 유언에 의하여 재산을 타인에게 증여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유언으로 자식(또는 다른 상속인)에게 어떤 재산을 물려주겠다든가, 아니면 제3자('나를 극진히 돌본 OOO씨' 등)나, 단체에 기부하는 등을 유증이라고 하며, 유언자가 사망하면 효력이 생깁니다. 이러한 유증에는 상속과 비슷한 '포괄적 유증'과, 특정 재산을 지정하여 물려주는 '특정유증', 그리고 거저로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부담을 요구하는 '부담부 유증' 등이 있습니다. 부담부 유증은 포괄적 유증이나 특정유증 모두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유증의 뜻
유증은 유언을 통하여 재산을 타인(상속인, 단체 포함)에게 증여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 나의 사망시 장남에게 A 아파트를, 차남에게 B 토지를 주겠다(유증하겠다).
- 나의 사망시 (나를 극진히 돌보았던) C씨에게 5,000 만 원을 유증하겠다.
- 나의 사망시 나의 전재산을 OOO재단에 기부하겠다.
등등이 유증의 예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고인의 자녀와 같은) 상속인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유언자(고인)의 재산을 법정상속비율에 의해 상속하게 됩니다. 그러나, 유언자는 유증에 의하여 상속인들이 법정상속비율이 아닌 특정 비율 또는 특정 재산을 받도록 유언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언증서를 쓰는 방법은 이 글(유언장과 유증)을 참고하세요.
원칙적으로 유언자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유언에 의하여 임의로 특정인에게 유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의 상속인들은 유류분을 받을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유증받은 특정인(상속인일 수도 있습니다)은 유류분에 해당하는 만큼 상속인들에게 반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유류분에 관하여 자세한 내용은 이 글(유류분-상속인이 최소한 받을 수 있는 재산)을 참고하세요.
유증에는 상속과 비슷한 '포괄적 유증'과, 특정 재산을 지정하여 물려주는 '특정유증', 그리고 수증자(받는 사람)에게 특정한 부담을 요구하는 '부담부 유증' 등이 있습니다.
유언에는 조건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조건부 유증'도 가능하고, 기한을 붙인 '기한부 유증'도 가능합니다.
2. 포괄적 유증
| 민법 제1078조(포괄적 수증자의 권리의무) 포괄적 유증을 받은 자는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 |
포괄적 유증은 유언자가 자신의 재산 전부를 유증하거나, 비율로 유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위 민법 조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포괄적으로 유증받은 사람(수증자)은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소극재산(채무)와 적극재산을 가진 유언자 갑(甲)이 모든 재산을 A에게 유증한다고 유언하였다면, A는 유언자 甲의 재산 뿐 아니라 채무까지 모두 승계하게 되며, 원래의 상속인은 (유류분 제도가 없는 한) 유언자 甲의 채무를 변제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원래는 상속할 때 채무까지 상속하므로 상속인에게 채무변제의 의무가 있습니다).
| 《참고 판례》 (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다2078 판결) 포괄적 유증이란 적극재산은 물론 소극재산 즉 채무까지도 포괄하는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의 유증을 말하는 것이므로 포괄적 수증자는 재산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 의무가 있으며 그 망인의 직계비속은 유류분 제도가 없는 한 그가 상속한 재산이 없으므로 그 망인의 생전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없다. |
만일 전 재산이 아니라, 비율로 포괄적 유증을 하였고 다른 상속인이 있는 경우 포괄적 수증자는 그들과 공동상속인과 같은 관계가 됩니다.
예를 들어 유언자 갑(甲)이 자신을 돌보아 준 A(타인)에게 재산의 40%를 포괄적 유증한다고 유언하였는데, 甲에게 자녀 B와 C가 있는 경우 A, B, C는 공동상속인과 같은 관계가 됩니다.
포괄적 유증 또한 상속과 같이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으며, 특정유증의 승인/포기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상속의 승인/포기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도 상속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포괄적 유증은 상속과 달리 대습상속이 인정되지 않고,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없으며, 법인 등 단체도 포괄적 유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상속과 다릅니다.
3. 특정유증
특정유증은 유언자의 재산 중 특정재산을 유증으로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부동산이라든가, 특정 채권, 심지어 금전과 같은 불특정물도 특정유증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망시 A 부동산을 을(乙)에게 주겠다든가, 병(丙)에게 5,000만 원을 주겠다든가 하는 유증은 특정유증이 되겠습니다.
포괄적 유증의 경우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기본적으로 그 재산이 수증인에게 귀속되나, 특정유증을 받은 수증자는 그 재산을 즉각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상속인 또는 포괄수증인(유증의무자)에게 유증을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을 취득하게 됩니다(대법원 판결 2000다73445). 쉽게 말하면 위의 예에서 乙은 다른 상속인에게 A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정유증도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습니다. 받는 사람이 모든 걸 환영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 나에게 전혀 쓸모도 없고 부담만 되는 물건을 주겠다고 했다면..?)
이 특정유증의 승인 또는 포기는 상속인(또는 포괄수증인)의 승인·포기와 달리, 가정법원에 신고하지 않고 다른 상속인(및 포괄수증인) 또는 유언집행자에게 의사표시만 해도 됩니다.
그리고 금전과 같이 나눌 수 있는 대상은 일부만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특정유증을 포기한다고 해서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만일 유증한 A 부동산에 저당권이나 임차권이 걸려 있으면 수증자는 저당권 등을 소멸시켜달라고 유증의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요? 유언자가 유언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으면 수증자는 있는 그대로 받아야 합니다. 즉 저당권이나 임차권이 걸려 있는 상태 그대로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언자가 특정 재산을 유증하겠다고 유언장에 기재하였는데, 알고 보니 그 특정 재산이 유언자의 모든 재산이라고 하면 이를 포괄적 유증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점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2000다73445 판결 참조).
4. 부담부 유증
부담부 유증은 유언자가 수증자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유증입니다.
예를 들어, "을(乙)에게 A 부동산을 주는 대신 매달 받는 월세 중 50만 원을 병(丙)에게 주시오"와 같은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만일 부담부 유증을 받은 수증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해당하는 유언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1111조(부담있는 유언의 취소) 부담있는 유증을 받은 자가 그 부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인 또는 유언집행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할 것을 최고하고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에 유언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제삼자의 이익을 해하지 못한다. |
이번에는 유증의 의미와 유증의 종류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유언장(유언증서) 쓰는 법과 유증의 실제에 관하여 다음 글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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