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상도례 - 친족간 재산 범죄에 대한 특례규정

사진:  Unsplash 의 Alexander Grey

 

오늘은 "친족상도례"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친족상도례는 친족간 일어난 재산범죄에 대하여, 그 형벌을 면제하거나 친고죄가 아닌 범죄에 있어 고소를 하여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등 범인에게 유리하게 작용되는 형법상 규정(제328조)을 말합니다.

친족상도례는 과거 친족사회의 잔재라고 할 수 있는 규정으로, 재산범죄에 대해서 외부의 규정으로 처벌하기보다는 친족간 자체적으로 해결토록 한 규정입니다만, 현재와 같이 친족과 가족의 개념이 변화된 시점에서는 대다수의 정서와 거리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여전히 존속하고 있으므로,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적으로 처벌을 면제받더라도 민사상 책임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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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족상도례와 관련된 형법 조문

 

우리나라 형법에서 친족상도례는 형법 제 328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②제1항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③전 2항의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전 이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참고로 형법 제323조는 "권리행사방해죄"입니다. 자주 듣기는 힘든 죄명이지요.

그러면 친족상도례는 권리행사방해죄에만 적용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앞서 "재산범죄"라고 했는데, 상세하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절도죄 등(자동차등 불법사용 포함): 제344조에서 제328조 준용
  ※ 강도의 죄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사기와 공갈의 죄: 제354조에서 제328조 준용
• 횡령과 배임의 죄:  제361조에서 제328조 준용
• 장물의 취득, 알선죄: 제365조에서 제328조 준용
  ※ 특이하게 피해자와의 관계 뿐 아니라 본범 즉 절도범과의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을 때에도 형을 면제 또는 감경합니다.

자세한 조문은 아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재산범죄라고 해도, 강도죄, 손괴죄, 강제집행면탈죄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특별형법상의 재산죄에도 형법 제327조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이 없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제344조(친족간의 범행) 제328조의 규정은 제329조 내지 제332조의 죄 또는 미수범에 준용한다. ※ 제329조(절도), 제330조(야간주거침입절도), 제331조(특수절도), 제331조의2(자동차등 불법사용), 제332조(상습범) 제354조(친족간의 범행, 동력) 제328조와 제346조의 규정은 본장의 죄에 준용한다. ※ 여기서 본장은 제39장 사기와 공갈의 죄이며, 346조는 동력에 관한 규정입니다. 제361조(친족간의 범행, 동력) 제328조와 제346조의 규정은 본장의 죄에 준용한다. ※ 여기서 본장은 제40장 횡령과 배임의 죄 입니다. 제365조(친족간의 범행) ①전3조의 죄를 범한 자와 피해자간에 제328조제1항, 제2항의 신분관계가 있는 때에는 동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②전3조의 죄를 범한 자와 본범간에 제328조제1항의 신분관계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 단,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 ※ 여기서 전3조는 제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 제363조(상습범), 제364조(업무상과실,중과실) 입니다. 재산범죄의 객체가 되는 동력에 관한 제346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346조(동력) 본장의 죄에 있어서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은 재물로 간주한다.

 

2. 친족상도례의 적용범위와 효과

가. 친족, 가족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이라고 하면, 그 친족, 가족의 범위가  어떻게 될까요?

친족, 가족의 정의와 그 범위는 민법을 따릅니다.

친족의 범위(민법) 제777조(친족의 범위)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자에 미친다. 1. 8촌 이내의 혈족 2. 4촌 이내의 인척 3. 배우자 제768조(혈족의 정의) 자기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직계혈족이라 하고 자기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직계비속, 직계존속의 형제자매 및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을 방계혈족이라 한다. 제769조(인척의 계원)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인척으로 한다. 제775조(인척관계 등의 소멸) ① 인척관계는 혼인의 취소 또는 이혼으로 인하여 종료한다. ②부부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도 제1항과 같다. 혈족의 정의에서 직계존속이란 자신의 부모를 뜻하고, 직계비속이란 자신의 자식들을 뜻합니다. 즉 형제 및 부모자식 간으로 이어진 관계가 혈족이라고 하겠습니다. 인척은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그리고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는 포함되지만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사돈이 이런 경우지요)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직계혈족은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즉 부모자식 간을 말합니다.

배우자는 법률적으로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뜻하는 것이며, 

참고로 사돈지간은 민법상 친족이 아닙니다.

가족은 일가의 구성원을 말하는데, 동거가족인 경우에만 형이 면제되고 비동거가족은 친고죄가 됩니다.

"배우자"가 두 번 나오는데, 첫번째는 범인과 그의 배우자 사이를 뜻하며,

두번째는 직계혈족, 동거친족, 동거가족 모두의 배우자를 뜻합니다(2011도1765).

 

나. 형 면제 범위

형법 제328조 제1항에서 나타난 것처럼,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에 위에 열거한 재산범죄가 있었던 경우, 형이 면제됩니다.

형이 면제되는 것은 형벌만 면죄된다는 것이지 죄가 아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친족관계는 범죄의 행위가 있었던 때(행위시)에 있으면 됩니다. 그 후에 친족관계가 소멸되어도 친족상도례는 여전히 적용됩니다. 그러면 만일 범죄의 행위시에는 친족이 아니었는데, 행위 후에 아버지가 혼외 출생자를 "인지"한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인지의 소급효에 의하여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친족관계임을 모르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친족상도례는 적용되지만, 친족관계인줄 알고 범죄를 저질렀으나 친족이 아니었던 경우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률용어로는 친족관계에 대한 착오는 고의를 조각할 수 없다.. 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루크 스카이워커가 아버지인줄 모르고 다스 베이더의 돈을 슬쩍했다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처벌받지 않지만, 오비완 케노비가 자신의 아버지인줄 알고 돈을 슬쩍했다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 친고죄 범위

동조 제2항은 위 관계는 아닌데, 친족간인 경우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즉 동거하지 않는데, 직계혈족도 아니고, 배우자도 아니고, 직계혈족, 동거친족, 동거가족의 배우자도 아닌 친족간이라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마치 친고죄 같이 다루어집니다.

이를 상대적 친고죄라고 부릅니다.

 

3. 구체적 사례

가. 예금의 절도

절도죄의 경우, 소유자와 점유자 모두 친족관계에 있어야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판례 및 다수설).

즉 갑돌이가 (친족이 아닌) 을동이에게 빌린 물건을 갑돌이의 아들이 가지고 간 경우, 점유자와는 친족관계가 있지만 소유자와는 친족관계가 없으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A가 친족관계에 있는 B가 은행에 예치한 예금을 마음대로 인출하거나 이체한 경우, 그 피해자는 은행이 되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나. 장물죄에서 피해자 및 본범과의 관계

위 조문에서 살펴본 것처럼, 장물죄에서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만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본범(즉 절도죄등을 저지른 범인)과 제328조 제1항의 친족관계(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에 있는 경우에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합니다.

 

다. 사기죄, 공갈죄는 피해자와의 관계

사기죄, 공갈죄에서는 피기망자(속은 사람)과의 관계는 문제되지 않고, 피해자와의 관계가 친족관계이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삼각사기나 소송사기(이것도 삼각사기의 일종입니다)의 경우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

 

라. 횡령죄, 배임죄는 위탁자도 피해자가 된다

만일 횡령범이 위탁자가 소유자를 위해 보관하고 있는 물건을 위탁자로부터 보관받아 이를 횡령한 경우에는, 소유자 및 위탁자 쌍방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어야 친족상도례가 적용됩니다(2008도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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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산범죄에서 친족간의 특례규정인 "친족상도례"를 알아보았습니다.

가까운 친족간에도 예전과 같지 않은 요즈음이지만, 현재에도 유효한 규정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알고 있어야 안타까운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형사상 형벌이 면제되더라도 민사 책임이 있기 때문에 민사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할 필요도 있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법률서적을 참조하시거나,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