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문콕후 도주(미조치), 형사처벌 가능할까?

어느날 K씨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차가 주차중에 흠집이 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혹시 연락처를 남겼나 싶었지만 어디에도 연락처는 없었습니다. 주차 중인 남의 차에 흠을 내 놓고도 연락 없이 사라진 범인은 형사처벌이 가능할까요? 도로교통법 156조에는 '주·정차된 차[를] 손괴[하고] ..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는데 이를 적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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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콕사고 유형

엄밀한 의미에서 '문콕사고'라고 하면 주차된 차량끼리 한쪽 차의 문을 열다가 다른 차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를 말하겠지만, 그 현장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 문을 열다가 사고가 났는지 아니면 주차하다가 긁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차된 차량의 문을 열다가 다른 차량을 손괴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규정이 없지만, (주차장 내라도) 차를 운전하다가 다른 정차된 차를 손괴하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를 보겠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   10. 주·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제5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이하 "교통사고라 한다)"한 경우에는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이하 “운전자등”이라 한다)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전화번호·주소 등]) 제공

도로교통법(도교법) 제156조 제10호만 보면 주차된 차를 손괴하고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으면 벌칙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교법 제54조에 따르면 차량 등을 운전하다가 교통으로 손괴하는 경우만 해당됩니다.

 

결국 도교법 제156조 제10호는 차를 운행하다가 주차되어 있는 다른 차를 손괴(손상)한 다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도로 외" 장소에서 주·정차된 차량을 손괴하여도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2017. 10. 24. 개정을 통하여 도로 외의 곳도 포함되도록 하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 26. "운전"이란 도로(제44조·제45조·제54조제1항·제148조·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2017. 10. 24. 개정) (현재는 자율주행과 노면전차, 추가 조항이 포함되어 다음과 같습니다) 26. "운전"이란 도로(제27조제6항제3호·제44조·제45조·제54조제1항·제148조·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 또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차량을 운행하다 주차된 다른 차량을 손괴하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주·정차된 차량의 문을 열다가 다른 주차된 차량을 손괴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2. 문콕사고의 해결 방법

 

(1) 주차 또는 운행하다가 주·정차된 차량을 손괴한 경우

 

자신이 손괴한 경우에는 당연히 연락처를 남겨 두어야 하겠지요? 최근에는 차량 앞에 연락처를 두는 경우가 많으니 죄송하다고 하면서 피해 배상을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일단 범인을 특정해야겠지요.

아파트 주차장과 같은 경우 CCTV가 있으니까 확인해 보시고, 손괴를 일으킨 차량번호를 확인한 다음 경찰 등에 연락하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2) 멈춰 있는 차의 문을 열다가 다른 차량을 손괴한 경우

 

이런 피해를 입은 경우, 형사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형사처벌은 주로 '고의'에 의한 범죄에 해당되고, 과실에 의한 손괴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물론 (외제차 테러 등) 일부러 손상을 입혔다면 재물손괴죄에 해당되겠지요.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민사로 처리해야 합니다. 차량 소유주를 확인하고, 연락을 취한 다음에 적절한 배상을 거절한다면 민사소송이나 민사조정을 통해서 배상액을 받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3. 주차 중 기물을 파손한 경우

주차 중 도로 또는 주차장내 기물을 파손한 경우에는 즉시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사고후미조치)가 적용되어 위 내용보다 중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고후미조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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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아직은 법의 미비로 인하여 주차된 차량 사이에 문콕 등 사고를 내고 연락처 없이 잠적한 경우 형사처벌을 할 방안이 없습니다. 민사로 처리하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주차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신설 주차장의 경우 폭이 확대되었지만, 오래된 주차장은 여전히 좁은 폭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서로 조심해서 이웃 간에 얼굴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