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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답변서 제출기한과 무변론판결

by 법솔 2023. 5. 1.

상대방이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나에게 소장이 송달됩니다. 그 소장에는 "30일 이내 답변서를 제출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30일 이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만일 30일 이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1. 답변서 제출기한은 30일

 

만일 법원에서 소장이 송달되어 왔다면 송달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다음의 민사소송법 조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답변서의 제출의무) ①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공시송달의 방법에 따라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소장이 송달되어 왔다는 것은 상대방이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뜻입니다.

민사소송을 제기하려면, 청구취지청구원인이 필요합니다.

청구취지는 쉽게 말하면 "나는 이러한 판결을 원한다"는 뜻을 일정한 형식에 따라 적은 내용이고, 청구원인은 그러한 청구취지와 같은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발생시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입니다.

 

예를 들면,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와 같은 것이 청구취지이고, 청구원인은 "피고는 모년 모월 모시에 원고로부터 1,000,000원을 빌려갔습니다. 모년 모월 모시로 정하여진 변제기한이 지났는데도 돈을 갚지 않고 있습니다."와 같이, 청구취지가 왜 옳은지 설명하는 내용(여기서는 대여금 변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답변서에는 이러한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이 모두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으로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라고 할 수 있고,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으로는 "피고는 원고에게 모년 모월 모시 1,000,000원을 이미 변제하였습니다." 라든가 "피고는 원고로부터 1,000,000원을 대여한 일이 없습니다."등이 되겠습니다. 여기서는 한 줄로 간단하게 썼지만 실제로는 1~2페이지에서 수십 페이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입니다.

 

실제로 30일 내에 청구원인에 대하여 답변을 상세하게 적는 것이 힘들어서, 일단 형식적 답변서를 제출하고 추후 상세한 내용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형식적 답변서도 괜찮은가요?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4항에 따르면, "답변서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답변서에는 준비서면에 기재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준비서면은 답변서를 제출하고 나서 변론기일을 준비하기 위하여 제출하기 때문에,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은 없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 외의 내용은 아래 민사소송법 제274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민사소송법 제274조(준비서면의 기재사항) ①준비서면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다.
1. 당사자의 성명ㆍ명칭 또는 상호와 주소
2.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3. 사건의 표시
4.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
5.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대한 진술
6. 덧붙인 서류의 표시
7. 작성한 날짜
8. 법원의 표시
②제1항제4호 및 제5호의 사항에 대하여는 사실상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방법과 상대방의 증거방법에 대한 의견을 함께 적어야 한다.

 

형식적 답변서라는 것은 위에서 4.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 5.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대한 진술, 제2항의 증거방법과 상대방의 증거방법에 대한 의견 등이 들어가지 않고,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으로 단순히 "상세한 내용은 추후 제출하겠습니다"등과 같이 써서 제출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형식적 답변서는 답변서 제출기한이 임박하여
시간이 촉박할 때의 임시방편입니다.

 

원론적으로 답변서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적어야 하므로, 형식적 답변서는 불완전한 답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식적 답변서만 제출하고 구체적 주장이 담긴 실질적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하지도 않고,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에 따라 원고의 주장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여 패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식적 답변서는 30일의 답변서 제출기한이 임박하였으나 변호사나 법무법인 등의 선임이 원활치 않을 때, 또는 구체적인 답변서를 제출하기에 시간이 촉박할 때 제출하는 임시방편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오로지 시간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 답변서를 제출한다면 재판부에서 구체성이 있는 답변서의 제출을 촉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적 답변서조차 제출하지 않는다면 아래 말씀드릴 것처럼 무변론판결로 사건이 종료될 수 있습니다.

 

3. 무변론판결

답변서를 아예 제출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무변론판결 선고기일을 지정합니다.

무변론판결 선고기일이 지정됐음에도 아무런 서면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가 모두 인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30일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어도 무변론판결 선고기일이 지정되었다면 신속히 답변서 내지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무변론판결이 선고되는 것을 저지하여야 합니다.

 

답변서를 제출하였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청구원인에 해당하는 내용을 모두 인정하면(자백하는 취지) 역시 무변론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법원은 피고가 제256조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피고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4. 공시송달의 경우

원고가 피고의 주소를 알지 못하여, 수 차례 보정 등을 하여 송달을 시도했음에도 송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즉 피고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는 경우) 법원사무관 등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공시송달을 하게 됩니다(민사소송법 제194조).

그러면 피고는 소장을 구경조차 못했지만 법원에 원고만 출석하여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원고의 주장이 터무니없지 않으면 대개 인용되겠지요.

 

나도 모르게 공시송달로 재판에서 패소하지 않으려면 주민등록에 송달받을 수 있는 주소를 제대로 신고(전입신고)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시송달로 재판이 진행되어, 패소하였다면 항소기간을 넘겨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항소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공시송달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2주 내에 "추완항소"가 가능합니다.

공시송달로 패소하여 갑자기 압류 등을 당했다면 재빨리 움직여서 추완항소를 통하여 구제받아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5. 소액사건의 경우

소액사건(소송목적의 값이 '3천만 원' 이하인 경우)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무변론판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소액사건의 경우 보통 법원은 이행권고결정을 합니다.

이런 경우 소장과 이행권고결정이 함께 송달됩니다.

피고가 그 청구취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2주 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을 받은 법원은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피고가 원고의 주장에 대해 다툰 것으로 보게 되므로, 이행권고결정절차에 회부된 소액사건은 무변론판결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답변서 제출기한과, 답변서 제출 요령, 그리고 무변론판결과 공시송달 판결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갑자기 소장을 송달받은 경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구체적인 판단은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에게 조언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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