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와 주요 공소시효 기간

1. 공소시효란?

 

대부분 공소시효의 정의에 관하여 "범죄행위가 종료한 후 검사가 공소제기 없이 일정한 기간이 경과되면 그 범죄행위에 대한 국가의 형사소추권이 소멸되는 제도"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쉽게 말하자면, A라는 범죄를 저질렀는데,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고(기소하지 않고) 일정 기간(공소시효  기간)이 지나고 나면, 더 이상 A라는 범죄에 대해 공소제기를 할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2. 공소시효가 왜 있는 것일까요?

 

범죄행위 후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증거의 확보 등이 어렵습니다.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그러한 이유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증조차 퇴색하거나 흩어져서 증거로 삼기 곤란하여지고, 사람들의 기억도 흐릿해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범죄에 대한 비난과 우려도 줄어들게 되겠지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일정한 사실관계가 지속되게 되는데 이를 존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법률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막고자 함입니다.

 

3. 주요 공소시효 기간

 

공소시효 기간은 "법정형"을 기준으로 1년부터 25년의 시효기간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그런데 주의할 것은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예컨대 살인죄(태완이법)나 미성년자 등에 대한 성폭력범죄 등은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이 주요 범죄의 공소시효 기간은 차이가 있습니다.

 

25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1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10년: 장기 10년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7년: 장기 10년미만(5년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5년: 장기 5년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

3년: 장기 5년이상(장기 10년미만)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

1년: 장기 5년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

 

그런데, 만일 A라는 범죄행위에 대해 가중사유나 감경사유가 있는 경우 어떤 형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할까요? 답은 법정형입니다. 즉, 재판상 가중 또는 감경을 하면 이를 처단형이라고 하는데  그러기 전, 법조문에 기재된 형이 법정형입니다.

 

예를 들어, 절도죄의 경우 형법 제329조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입니다.

그러면 위의 표에서, 6년 이하는 장기 10년미만에 해당하므로 7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됨을 알 수 있습니다.

 

절도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지만,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는 10년이며, 강도죄는 10년이지만 특수강도는 15년이 되는 식으로 비슷한 범죄도 법정형을 달리하면 공소시효가 늘어나게 됩니다.

 

사기죄,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 준사기죄의 경우 10년

절도죄는 7년, 야간주거침입절도죄, 특수절도죄는 10년

강도죄는 10년,  특수강도죄, 강도상해/치상죄는 15년

횡령/배임죄는 7년, 업무상 횡령/배임죄는 10년

장물 취득, 알선죄는 7년이지만 상습장물 취득, 알선죄는 10년

 

그런데 살인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태완이법). 여기에는 살인죄, 존속살해죄, 위계등에 의한 촉탁살인, 약취,유인,매매,이송 등 살인죄, 강간등 살인죄, 강도살인죄, 인질살해죄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 강간치사, 폭행치사, 상해치사 등은 여기 포함되지 않습니다.

 

4. 시효기간의 기준

 

교사범, 종범의 경우에도 정범의 형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리고 여러 죄를 저질렀는데 묶어서 과형상 일죄가 되는 경우에는 각각에 대해 개별적으로 공소시효기간을 결정합니다. 1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되는 경우 이를 상상적 경합이라고 하는데, 예컨대 한 가지 행위가 사기죄에도 해당되고 변호사법 위반죄에도 해당되는 경우 변호사법 위반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어도 사기죄의 공소시효는 별도로 따지므로, 사기죄까지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대판 2006. 12. 6. 2006도6356).

 

그러면 시효기간은 언제부터 진행될까요?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최종적으로 완료된 시점부터 진행됩니다. 결과적 가중범의 경우에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즉 상해치사의 경우, 상해 시점이 아니라 피해자가 사망한 시점부터)부터 진행되고, 계속범은 법익침해가 종료된 때, 포괄일죄는 최종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진행됩니다. 예를 들면 범죄단체를 구성한 자는 폭처법 제4조에 따라 범죄단체를 구성함과 동시에 공소시효가 진행되지만, 범죄단체를 구성한 자가 구성원으로 활동까지 한 경우에는 포괄일죄로서 범죄단체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의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공소시효가 시작됩니다.

 

5. 공소시효의 정지와 연장

 

이러한 공소시효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게 되면 시효의 진행이 정지됩니다.

또한 범인이 국외로 도피한다든가 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됩니다. 즉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하면 그 시간 동안은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않고 "일시멈춤" 상태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소시효는 공소제기된 피고인에 대해서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어서 공범 중 한 사람이 국외로 도피했다고 해서 나머지 공범에게 시효정지의 효과가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 공범의 한 사람에 대한 시효정지는 다른 공범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미칩니다. 즉 공범의 1인에 대해서 공소가 제기되면 다른 공범에게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와 B가 공범으로 절도죄를 저지른 경우, A만 잡혀서 기소되어도 도망친 B에 대한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연장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인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됩니다. 미성년자로서 제대로 피해 사실을 인식, 신고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이겠지요. 또 강간, 강제추행 등 일정 성폭력범죄에 대해서 DNA 증거 등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때에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됩니다(성폭력특례법 제21조 제2항).

 

6. 공소시효 완성의 효과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검사는 해당 범죄에 대해 더 이상 공소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불기소 처분을 하게 되지요. 만일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데도 공소가 제기되면(기소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에 의하여 면소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면소판결이란 기소를 면한다는 뜻으로, 기소가 되지 않은 것처럼 취급되는 것입니다. 만일 법원이 이를 간과하여 판결을 내렸다면 피고인은 항소나 상고를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소시효에 관한 여러가지 규정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공소시효를 파악하려면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공소시효의 주요한 내용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